노란 드레스 입고 싶은 어른_ 미녀와 야수
Posted 2009. 12. 10. 13:01주말에 안면도에 다녀왔다. 무려 세시간 반이나 버스를 타고 가는데 허리도 아프고 자도자도 도착을 안해서, 눈을 떴는데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웃음이 났다.
심심하고 지겨워서 어쩔 줄을 모르던 우리는 내 아이팟 구경을 하다가 어찌어찌하여 며칠 전에 급 땡겨서 다운 받아 두었던 [미녀와야수]를 클릭하게 되어 보기 시작했다.
친구가 그러는데 나이 들어서도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더란다. 나 말고도 있구나-
이는 그야말로 나를 위한 만화가 아니었나 싶다. 나같은 외모지상주의인 애가 볼 때, 마지막에 벨이 야수옆에서 눈물을 흘리며 " I love you..흑흑 " 이럴 땐 정말 감동의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런 짐승같은 외모의 야수에게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니, 이것은 정말 사랑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경이롭다. 더 놀라웠던 것은 야수가 변한 왕자의 모습이 벨이 그토록 혐오하던 개스톤의 외양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든것... 정말로 그녀에게 외모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다 알면서도, 매번 야수가 어떻게 생긴 왕자로 변할지 두근두근 기대를 하면서 보는데.. 별로 멋지지 않아서 정말 매번 볼 때마다!! 실망한다. 그런 근육빵빵 몸매와 남성다운 턱라인은 내스타일이 아니야. 외모지상주의여봤자, 다른 사람이 보면 정말 의아해하기도 하는 외모의 남성을 추구하는 것 같다. ㅋㅋ
어렸을 때 보고 지금 보면서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차이점은 '너무 잔인하다.'는 것이다.
개스톤을 쫓아다니는 난장이같은 남자가 있는데, 개스톤과 마을사람들은 그를 무지하게 괴롭힌다. 집단폭력은 물론이고, 추운 겨울에 눈사람이 될 정도로 몇시간이고 세워두고는 벨을 감시하게 한다. 손과 얼굴이 푸르딩딩하더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개스톤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비굴하다.
어쩌면 어린이(혹은 어른)들은 내가 힘만 세다면, 약한 이들을 이렇게 마음껏 괴롭히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을 지도 모른다. 무서운 무의식의 세계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참 예뻐서 웃음이 났다. 제일 예뻤던 것은 마지막에 그들이 춤추는 장면을 스테인글라스화한 것이었는데, 소장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나근나근한 벨의 목소리- 따라할테다 ㅎㅎ
왜 요즘들어 미녀와 야수를 보고 싶어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그림책도 있었고, 퍼즐도 있었다. 아마 그녀를 닮은 인형도- 까먹고 있었지만 미녀와 야수가 나의 favorite 이었던듯. 아직도 자꾸 쫓기고, 떨어지는 꿈을 자주 꾸는데 계속 계속 성장하고 있는가보다. 언제쯤 어른이 될라나요?
2009.02.0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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