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술 취해서 댓글 달았는데, 아침에 읽어보니 나름 멀쩡해서 다행이다. 어제 마신 술은 화이트 위스키로 화이트 오울이었는데 병의 부엉이 날개를 바라보며 술을 들이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맛도 별로 없고 숙취도 대단해서 하루 종일 졸려 죽는 줄 알았다. 일 끝나니까 술이 좀 깨더라.

오늘따라 또 가게에 아는 분이 오셨는데, 너무 바쁜 시간대이기도 했고 술에 완전히 덜 깨 있어서 그 분이 누구인가, 왜 한국말이 들리는가, 하며 한 참 그 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예전에 잠깐 데이트하던 친구가 가게에 찾아와서 날 부른 적이 있었는데 한국말로 나를 부르며 인사하니까 갑자기 꿈에서 깬 듯한 기분을 느꼈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꿈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더라; 이게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느낌인데 영어로 얘기하며 일하는 나와 한글을 사용하는 나는 뭔가 분리된 듯한? 적응되지 않는 이상한 경험이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토마토 스튜와 참치볶음. 양파, 감자 기본 베이스에 토마토 스튜에는 토마토가 들어갔고, 참치 볶음에는 참치가 들어갔다. 며칠 전에는 잡채를 해먹었는데 대성공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 안주로 소세지 볶음이나 김치전 같은 건 자주 만들어먹었지만 본격적으로 혼자 해먹는 것에 슬슬 적응을 해가고 있는 것 같다. 어설프게 열심히 시도하다가 매번 실패하고는 맛있다고 최면(이 최면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한 3분간 뜸들였다. 자꾸 체념이 떠올랐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 먹던 2개월, 아예 먹지 않고 가게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때우던 2개월을 지나 드디어 정착하고 있다.

어제 포스팅을 한 후, 연장선에서 룸메와 술을 마시며 나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또!) 나누었는데 아무래도 돈을 들여가며 공부. 말하자면 학위를 따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차라리 한국 가서 좋아하는 사진 작가 시다로 들어가는게 낫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부잣집 딸래미가 아닌 나는 아마 이 선택후보의 순위를 좀 낮추지 않을까 싶다.

내일이 rememberance day인줄 알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다음주였다. 절망. 이 날이 11월에 있는 건 뭔가 의미가 있는 건가? rememver, november.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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