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에 엘레베이터 타워가 보인다.
Posted 2010. 5. 1. 16:49잠시 짬이 나서 음악어쩌고 하는 방송을 보고 있다.
똑같아 보인다.
그 와중에 꼭 멋진 애들이 있다. 비스트의 세호는..(세호는 지붕킥의 세호겠지) 진짜 멋있네. 우와, 우와...
요즘 자꾸 연예인이 멋있어서 왜이렇게 요샌 멋있는 애들이 많은거야! 라고 했더니 동생이 늙었단다.. 그런가.
이런 저런 이별을 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친구라기엔 각별하고 연인이라기엔 너무 먼 사람과 마지막 데이트를 했다.
그는 유행하는 신발을 신고 유행하는 옷을 입고 왔다. 하지만 세월과 밥벌이의 표독스러움이 그를 비껴가지 못한듯 하여 안쓰러웠다.
인사동 어느 갤러리 5층의 발코니의 바람은 시원했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과 이곳에 앉아 시덥잖은 농담따먹기를 했냐고 물으려다 말았다. 그 말을 함으로써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 나를 그 중의 하나로 만들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과는 달리 기분 좋은 대화들이 오갔고, 그만큼 우울한 침묵도 있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선물해주었다. 책에 써준 글귀를 지금도 자꾸 쓰다듬어본다. 표류하는 '청춘' 을 의도했다는데 표류하는 '인생'으로 잘못적어서 주는 바람에 난 내 인생이 평생동안 바람따라 표류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나쁜놈.
헤어질 무렵엔 마음이 초조해져서 언제나처럼 캐나다 가지 말고 시집오라는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쳐주지 못했다.
'정말 안가도 너 나 안만나줄거잖아.' 라는 식으로 정색을 해버린 나는 때려주고 싶을만큼 찌질했다.
우린 다음번을 기약하지도 않았다. 될대로 되라지. 어차피 그는 내 일상도 아니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지도 않는, 어설픈 포옹보다는 차라리 그의 말대로 한 대 힘껏 패버리고 올걸.
몇 년이나 걸릴까.
난 신데렐라 언니에서 본 것처럼 8년을 얘기했고, 그는 8년이 너무 길다고 얘기했다. 아무렴.
허나 난 8년이든, 18년이든, 설령 8개월이든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나와 그는 많이 변해갈테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은 드라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변하지 않길 고대할 것이다.
이 마음이 뭔진 잘 모르겠다. 그의 마음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이게 사랑인지 우정인지 어떤 종류의 애정인지 이젠 상관없다. 난 그를 놓아버렸다.
'한동안' 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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