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날들

Posted 2010. 9. 26. 03:02

난 언제나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걸 즐겨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만 4개월 정도 새로운 사람만을 만나며 살다보니 지금까지 내가 추려왔던 관계의 결과물이 얼마나 가치있었던 것인지를 새삼 느낀다.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밴쿠버에 놀러와서 며칠 함께 지내다가 돌아갔는데, 친구는 캐나다가 그리워서 미치려고 하고, 난 그 친구가 그리워서 미치려고 한다. 친구, 와 함께 보냈던 시간만큼 행복하지가 않은거다. 이제는. 공공연하게 이곳에서 살고 싶다며 지금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외로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아무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그렇다고 해서 만나지 않으면 그 공동이 더 커지니 어쩔 수 없이 또 만나 보고, 만날 땐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 와서 집으로 돌아오면 더 깊어지고. 이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하다. 

어제 새벽에는 오랜만에 한국의 친구와 통화를 했다. 보통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내가 이곳에서 어영부영 놀며 시간 보내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그래서 통화를 자주 하지 않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영양가 없는 술자리를 마치고 혼자 집에서 돌아온 나를 견딜 수가 없어져서 그만 친구에게 전화를 해버렸는데, 역시나 얼른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난리다. 며칠 전 같았으면 무시해버렸을 그 말이 왜 이리 가슴에 와서 박히는지 나는 그만 한국으로 돌아가버리고 싶어졌다.

마음이 맞는 친구가 필요한건지, 한국이 필요한건지, 내 마음의 블랙홀이 너무나 커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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