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Posted 2010. 10. 14. 18:30

잠이 오질 않아.
떼시스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1996 / 스페인)
출연 아나 토렌트,펠레 마르테네즈,에두아르도 노리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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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시스]의 영향이 크다. 괜히 봤어, 괜히 봤어, 괜히 봤어.... 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실제로 스너프 필름 유행일 때 다운 받아봤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정작 잔인한 장면은 없으면서도 끝까지 사람 심장 벌렁거리게 만든다. 정말이지 영화 보는 내내 미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 압권은 마지막 장면. 정말 온 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폭력과 쾌락은 정녕 이어져 있는 것인가. 안그러면 안되나? 왜지. 난 단지 학문적 이유를 위해서 [소돔 120일]을 읽었는데, 그것이 과연 학문적 이유에서였을까. 내게 가학적인, 혹은 피학적인 성향은 없을까. 폭력과 쾌락은 뗄 수 없는 관계일까. 사드의 작품에 붙인 역사적 해석은 일종의 자기합리화일까. 이것은 어느새 나의 문제가 되어 있다. [떼시스]의 그녀에게서 난 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게 정녕 공포스러웠는지도.

리뷰를 써 볼까 했는데, 생각이 도무지 정리가 안되서 못쓰겠다. 아직은.

이 곳에 쓴 글들을 살짝 훑어봤다. 우울해서 쓴 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은근히 있는 척 하면서 쓴 글도 몇개 있더라. 하지만 그 있는 척 하는 글들을 썼던 나가 지금의 나보다 더 똑똑해 보이는 것은 사실. 요즘은 아예 정신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서 고민이 많다. 이런 생활이 바로 내가 살고자 했던 삶인데 역시 난 빡센 대한민국 출신인가보다. 피는 못속여.



 뜬금없는 사진은 주왕산을 떠올리게 했던 밴프의 어느 폭포. 주왕산에서 먹던 더덕 동동주가 그립습니다. 배고파. 세시 반이다. 얼른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