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Posted 2010. 10. 20. 15:52
아까 이를 닦는데 피가 났다. 살다가 이렇게 피가 많이 난 적은 처음이다. 치약이 주황색이 될 정도였다. 이를 다 닦고 세수를 하고 난 뒤까지도 계속 피가 났다. 사랑니가 썩고 있는 건가보다. 치약맛보다 피맛이 더 많이 났다. 이건 과장.

저녁으로 빵을 먹었는데 빵이 좀 오래된 거여서인지 배탈이 났다. 빵이 말라서 전자렌지에 돌렸는데 전자렌지에 돌리는 과정이 음식에 수분을 뺏어가는 건지 수분을 공급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마른 빵은 계속 말라있었다. 예전에 돌렸을 땐 촉촉해졌었는데. 전자렌지에 종이를 넣으면 불에 타나?

요즘 장을 보러 가고 싶은데 엄두가 안난다. 장을 보러가지 않은지 너무 오래 됐다. 집에 계란이랑 양파밖에 없다. 버섯이랑 아스파라거스, 복숭아 이런것들 좀 사고 만약 좀 땡긴다면 소고기를 조금 사도 좋겠다. 어쨌든 고기를 먹지 않은지 오래 되었으니까. 조금은 먹어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술을 좀 사두어야 겠다. 와인이나 럼이 좋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친구와 연애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그랬다. you didn't even like him. it's just deflecting. 대화 흐름상 유추해본 deflecting의 뜻이 확실하지 않아서 그냥 maybe라고 대답했는데 집에 와서 사전 찾아보니 빗나가다라는 뜻이란다. 어쩜 단어도 이렇게 꼭꼭 맞는 단어만 쓰는지. 어쩌면 괜찮아질지도 모르겠다.

지난주 무한도전 텔레파시편은 나같은 무한도전 빠순이에게는 완전 팬서비스같은 에피소드였다. 진짜 좋다. 진짜 사랑해.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살면서 최악의 순간마다 내 옆에 있어줬던 건 무한도전 뿐이었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내가 힘든 걸 이겨내며 성장해갈 때마다 무한도전도 함께 성장한다. 평생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일주일에 한 번씩.

뭐랄까 이런 사소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으니까 허전해서 자꾸 이런 잡담만 쓴다. 머리속에서는 자꾸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는데 내 이야길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이걸 비워낼 곳이 없다. 친구들도 보고싶고 가족들도 보고싶고 헤어진 애인도 보고싶다. 외롭다. 혼자서 이겨내며 강해지고 싶어서 이곳에 왔으면서 점점 약해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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