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보기엔 결혼할 나이, 뭐 솔까말 늙수그레해가지고는 워킹홀리데이를 가겠다고 설치니 부모님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출국 전날까지도 엄마는 울고, 아빠는 분노게이지 급상승하며 열띤 토론의 장....을 벌였을 정도이니 뭐, 말 다했지.

그럼에도 어째저째 출발했다.

당당하게 부모님의 반대를 극복하고 출발한 것 치고는 비행기에서는 미친듯 심란해져서 지금 도대체 나 뭐하고 있는건가, 여긴 어디인가, 하면서 결국 경유하는 대만 공항에서는 울음까지 터뜨렸다. 아, 심약한 것... 다시 탄 비행기에서는 잠을 깨면 집에서 눈떴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하면서 내내 잤는데, 눈 뜨니 밴쿠버였다.

아, 이 외국냄새!! 그리웠다!! 왜 그렇게도 한국을 뜨길 염원했는지 다시 조금 알 것 같았다.

Tip1. immigration 수속을 밟는데 엄청 오래 걸리므로 짐을 먼저 찾는게 좋다.

나 때만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수속 하는데 거의 3시간... 정도 걸렸다. 내 앞에 몇몇 워홀러인듯한 한국남자들도 있었는데 훈남이 아니어서 열몇시간 비행한 후라 내 몰골이 너무 귀신같아서 말걸면 무서워할까봐, 내내 로스트만 봤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지겨워. ㅠㅠ

여튼, 나는 뭣도 모르고 바로 수속하러 갔다가 잠시 뒷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짐을 찾으러 갔다가 왔는데 미리 찾아 두면 괜히 초조해하지 않고 좋겠죠.

Tip2. 밴쿠버 공항에는 CDS 라고 짐 맡기는 곳이 있다.

짐 찾고 나와서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서 쭉 가면 CDS라고 짐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난 밴쿠버에는 5일만 놀고 에드먼튼으로 올라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2개나 되는 캐리어가 처치곤란이었는데, 다행이었다. 이 무거운거 두개 다 들고 밤 11시 넘어서 다운타운을 누빌 생각을 하면 암담..

돈이면 다 된다. 짐 2개를 5일동안 맡기는데 총 40불. 처음에 11불인가 내고 짐 찾을 때 30불 더 냈다. 계산해보면 짐 하나당 4불 정도 하나보다.

Tip3. Samesun Backpacker Lodge.

처음에 돈 많이 들고 럭셔리한 호텔 갈 생각으로 밴쿠버에 오는 워홀러는 없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추천하는 이곳! Samesun Backpacker Lodge. 밴쿠버 시티 센터 역에서 내려서, 오른쪽으로 쭉 따라 내려오다보면 있다. 처음에 백패커 알아볼 때 정보가 너무 없어서 당황했었다. 도대체 여행하는 사람들 어디에서 자는거야 ㅠㅠ

난 4인실이었는데 침대는 불편하고, 화장실은 공용이다. 아침식사는 형편없고. 허나 하루 28불에 이 정도로 깨끗하고, 친절하고, 넓은데는 없지 않을까 싶은데,, 있으면 추천좀. Granvill St.가 좀 위험하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깨끗하고 좋기만 하던데. 싸고 맛난 맛집도 많고. 바로 앞쪽에 Pita Pit 은 서브웨이 같은 곳인데 또띠아 같은거에 이것저것 많이 넣어 먹는건데 하나 먹으면 배 터진다. 야채는 넣고 싶은대로 다 넣을 수 있고 소스도 마찬가지. ㅎㅎ 그리고 근처에 피자집 중에 Romania 피자인가, 거기가 근방 피자집 중에 가장 나은데라고 한다. 

근처에 클럽이 많아서 밤에 술취한 외국인들이 돌아다니는데 별로 해치지 않더라.

유감스럽게도 사진은 없다. 실은 별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도미토리, 적당하게 단기간 지낼만한 곳을 찾는다면 괜춘. 덧붙이자면, 룸메이트가 섹스할 때 침고이는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에게도 괜춘. 이건 짜증이 문제가 아니라 삼켜도 삼켜도 계속 고이는 내 침이 문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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