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like Mondays
Posted 2010. 6. 8. 09:05
(오랜만에 하우스 보고싶다;)
일요일을 전에 없이 재미있게 보내고, 전에 없이 잠도 푹 자고 월요일을 맞았다. 편두통과 구린 날씨와 왕따인 학원수업이 월요일 아침에 버티고 있었다. 매듭을 풀어버리면 곧바로 바닥에 쫙 늘어붙을 것만 같은 몸을 겨우 곧추세우고 브런치를 먹고 집을 나섰다. 요즘 매일같이 머릿 속을 맴도는 인터뷰 예상 질문과 예상 답안을 털어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학원이 끝나면 레쥬메를 돌리러 다녀야 했기 때문.
기운 없이 수업을 듣다가 드디어 왕따생활 청산했다. 친구를 사귀고 조금 대화를 했기 때문! 대충 신상정보를 교환하고 바로 데이트 신청. 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진 않았다. 나 그렇게 궁하지 않아. 학원 사람들과 친근한 대화를 했는데도 기분이 업되기엔 오늘 날씨가 개 거지같다.
학원을 마치고 레쥬메를 돌렸다. 일단 지난주에 돌린 곳에 가서 레쥬메 낸거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고 다녔고, hiring 붙어있지 않은 곳에도 기꺼이 들어가서 hiring 하느냐고 물어봤다. 생각보다 부끄럽진 않더라. 그래, 나 엄청 궁해 지금. ㅠㅠ 사람들이 의외로 엄청나게 친절해서 실은 돌아다니며 조금 기운이 났다. 한 커피숍에서는 초절정 꽃미남 알바생이 내가 매니저랑 잠깐 얘기하는 동안 뒤로 지나가며 미친 꽃미소를 날려줘서 거의 기절할 뻔; 아놔 지금 쓰면서도 손이 막 떨린다.
아직은 일을 구할 수 있겠다는 기대나 확신보다는 '오늘 그래도 이 정도 했다.' 라는 만족감을 위해 레쥬메를 돌리고 있다. 이것은 기대치를 최소화하는 버릇에서 기인한 자기합리화 같다만; 속 편한 말과 생각만 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무척 초조하고 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잘 모르겠다.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울해하는 것에 너무 적응을 해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울한 내 자신을 인정하거나 감당하기가 버겁다.
아직 5월 달력을 펼쳐두고 있어서 오늘이 10일인줄 알고 기겁했다. 사실은 7일. 3일 차인데도 안도감이 몰려온다. 이제 한달이다.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울하기 위하여 분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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