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5

Posted 2011. 4. 15. 15:00
*
한가한 일요일이다.

바깥을 내다 보니, 아직 눈은 곳곳에 쌓여 있지만 그래도 강의 얼음은 다 녹은 듯 보인다. 슬슬 봄인가 싶다. 태국에서 가져온 헐렁한 마바지를 입고 제법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으려니 새 우는 소리도 들리고 여기가 어딘가 싶다. 

**
일요일에 여기까지 쓰고, 쓸 말이 너무 많아져버려서 관뒀다.
자주 가던 블로그들이 다들 영업 정지다. 알라딘 이외에는 4군데에 자주 들락거렸는데, 요즘 들어서는 4곳 모두에서 새 글을 찾을 수가 없으니 인터넷 하는 낙이 없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 곳에 거의 3개월만에 글을 쓰는 건가.

***
음. 약간 취했다.
원래 아파도 절대 약 안먹고 버티곤 욕도 참 많이 먹었는데, 여기에선 마구잡이로 약을 남용하고 있다. 많이 안아파도 약먹고 자고, 아플 기세만 보여도 진통제 흡입. 건강이 뭔지 이젠 잘 모르겠다.  술과 약 함께 먹는건 이제 뭐 일도 아니다. 지금도 기침이 너무 많이 나서 약 먹을까 말까 하는데, 2/3나 비워버린 와인병을 보며 그냥 자자, 하다가도 기침나서 힘들면 그냥 약먹어버릴까 한다. 그렇다고 약이 뭐 기침을 완화시켜주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좀 전에 담배 하나 피우고 왔다. 미쳤나, 하는 자각증상이 약간 있긴 한데.. 그저 순간 순간에 충실하다고 해야 하나.

****
눈 왔다. 그것도 펑펑 왔다?! 하루 종일.
지금 4월 중순이잖아.
다들 어떻게 술 안먹고 버티나? 

*****
연애한다.
어떤 사람이 내게 경험삼아 남자 만나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똑같은 경험 처음인 양 계속한 것 같고, 그렇지 않다고 하기엔 새로운 캐릭터에 끌리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경험상 좋아하는 캐릭터는 분명하다. 약간 왜소하고, 똘끼있고, 나만 볼 수 있는 귀여움(외모)까지 겸비한다면 난 주체할 수 없이 사랑에 빠져버린다. 반면에 새로운 캐릭터엔 흥미있어 하다가 상대방이 열의를 보이면 한 번 가보는거고, 갑자기 정 떨어지는 순간엔 끝이다. 지금 연애는 후자. 미래 없어 보이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캐릭터인데다가, 내가 지금껏 연애하면서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보살핌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보고 있다. 위태위태하지만 점점 빠져드는 것 같기도. 

다시 사랑한다면.
이라는 노래가 있다.
난 자문한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걍 약먹고 자야겠다. 플라시보 효과라도 누려봐야지. 

'Pa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28.  (2) 2011.05.28
01.30.  (4) 2011.01.31
01.15.  (12) 2011.01.16
01.09.  (0) 2011.01.10
01.02.  (6) 2011.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