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8.

Posted 2011. 5. 28. 12:29
마음이 많이 심란하다.

작년 8월 이후로 간간히 연애 사건들이 있어왔지만 불발에 그치고 말았고, 이번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나 또 쫑나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짜증나는게 이럴 때마다 전 애인이 생각난다. 그 친구와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었고 서로 안맞아서 쉽게 헤어지고 싶어서 캐나다에 마음 편히 온 것도 있었는데 정작 아직까지 못 보내고 있는 건 나다. 3년 만났으니 완전히 보내는데 3년 잡고 있긴 하지만 때때로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있다.

관계가 끝날 때마다 마음이 폭삭 무너지는 기분이다. 애초에 설레고 두근두근 댈만큼 좋아하는 마음이 격렬했던 것은 아니지만, 함께 했던 추억이 짧았던 기간만큼 그다지 많은 건 아니지만, 약속했던 미래와 내가 이미 그 사람 때문에 포기했던 가능성들이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 어물쩡대는 것이 괴롭다. 끝날 것을 예감하며, 회복하는데 어느 정도 걸리겠다고 계산하고 있는 모습과 동시에 폭삭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킬 여력이 없어 계속 주저 앉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동시에 겹친다.

방바닥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책들을 보며 동생이 언니 또 이러네 한다. 차일 때마다 책에 파묻혀버린다고. 책 읽다가 자다가 책 읽다가 자다가 술먹고 취하고 또 자다가. 그렇게 꿈만 꾸며 지내고 있다.  

'Pa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0415  (4) 2011.04.15
01.30.  (4) 2011.01.31
01.15.  (12) 2011.01.16
01.09.  (0) 2011.01.10
01.02.  (6) 2011.01.03

0415

Posted 2011. 4. 15. 15:00
*
한가한 일요일이다.

바깥을 내다 보니, 아직 눈은 곳곳에 쌓여 있지만 그래도 강의 얼음은 다 녹은 듯 보인다. 슬슬 봄인가 싶다. 태국에서 가져온 헐렁한 마바지를 입고 제법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으려니 새 우는 소리도 들리고 여기가 어딘가 싶다. 

**
일요일에 여기까지 쓰고, 쓸 말이 너무 많아져버려서 관뒀다.
자주 가던 블로그들이 다들 영업 정지다. 알라딘 이외에는 4군데에 자주 들락거렸는데, 요즘 들어서는 4곳 모두에서 새 글을 찾을 수가 없으니 인터넷 하는 낙이 없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 곳에 거의 3개월만에 글을 쓰는 건가.

***
음. 약간 취했다.
원래 아파도 절대 약 안먹고 버티곤 욕도 참 많이 먹었는데, 여기에선 마구잡이로 약을 남용하고 있다. 많이 안아파도 약먹고 자고, 아플 기세만 보여도 진통제 흡입. 건강이 뭔지 이젠 잘 모르겠다.  술과 약 함께 먹는건 이제 뭐 일도 아니다. 지금도 기침이 너무 많이 나서 약 먹을까 말까 하는데, 2/3나 비워버린 와인병을 보며 그냥 자자, 하다가도 기침나서 힘들면 그냥 약먹어버릴까 한다. 그렇다고 약이 뭐 기침을 완화시켜주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좀 전에 담배 하나 피우고 왔다. 미쳤나, 하는 자각증상이 약간 있긴 한데.. 그저 순간 순간에 충실하다고 해야 하나.

****
눈 왔다. 그것도 펑펑 왔다?! 하루 종일.
지금 4월 중순이잖아.
다들 어떻게 술 안먹고 버티나? 

*****
연애한다.
어떤 사람이 내게 경험삼아 남자 만나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똑같은 경험 처음인 양 계속한 것 같고, 그렇지 않다고 하기엔 새로운 캐릭터에 끌리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경험상 좋아하는 캐릭터는 분명하다. 약간 왜소하고, 똘끼있고, 나만 볼 수 있는 귀여움(외모)까지 겸비한다면 난 주체할 수 없이 사랑에 빠져버린다. 반면에 새로운 캐릭터엔 흥미있어 하다가 상대방이 열의를 보이면 한 번 가보는거고, 갑자기 정 떨어지는 순간엔 끝이다. 지금 연애는 후자. 미래 없어 보이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캐릭터인데다가, 내가 지금껏 연애하면서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보살핌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보고 있다. 위태위태하지만 점점 빠져드는 것 같기도. 

다시 사랑한다면.
이라는 노래가 있다.
난 자문한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걍 약먹고 자야겠다. 플라시보 효과라도 누려봐야지. 

'Pa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28.  (2) 2011.05.28
01.30.  (4) 2011.01.31
01.15.  (12) 2011.01.16
01.09.  (0) 2011.01.10
01.02.  (6) 2011.01.03

01.30.

Posted 2011. 1. 31. 16:20
요즘 에드먼튼 날씨 정말 뭐 같다. 한동안 영상 기온까지 올라가서 비 오고 도로 곳곳에 호수가 만들어지고 난리더니만, 급작스럽게 눈까지 오면서 영하 30도까지 내려오더니만 이번주엔 또 영상으로 올라간단다. 사람 적응력이 참 신기해서 영하 2~30도에 적응이 일단 되니까 영하 5도 정도는 뭐 거의 봄날씨, 천국 수준이다. 영하 15도 정도는 응, 살만하네. 이러고. ㅋㅋ

어제 아빠랑 통화하고 많이 울었다. 이렇게만 쓰면 뭔가 한국이 그립고, 아빠 보고싶고, 싱숭생숭하고 뭐 그런 것만 같은데 정 반대다. 아빠는 사람 속 뒤집는데 있어서는 최고능력자이시기 때문에. 나조차도 모르고 있던 상처를 쿡쿡 쑤셔대는데 진정 능력자셔서 가끔 아빠의 부하직원들은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어쨌든 난 평생 효도하긴 틀린 것 같다. 효도하려면 뭔가 공무원, 선생님 이런거 하면서 안정적으로 결혼하고 애낳고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만약 이런 삶을 살게 된다면 그건 나의 선택이 아닐게 분명하니까. 언젠가 효도가 내 삶의 우선순위가 된다면 그렇게 살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갈 날이 얼마 안남아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다. 생각은 많은데 결정을 못하겠다. 아직 결정해야 할 순간이 안다가와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남은 시간 얼마 없으니 별 생각말고 그냥 놀아야지, 결정할 때가 되면 하겠지, 싶다가도 막상 밤되면 잠을 못자고 ㅋㅋ 그래서 걱정하다 공부하겠다며 다짐 불끈하고 자고 아침되면 늦잠의 악순환. 아! 공부해야지!!!!!!!! 다행히 운동은 열심히 하고 있다.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랑 관계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다시 보냐 마냐의 갈림길에서 극적 화해를 했는데 나도 많이 참았고, 친구도 많이 참았다. 이렇게 서로 맞춰가며 돈독해지는 관계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관계를 앞으로도 많이 만들고 싶은데, 그게 어려운 걸 아니까 더 노력해야지 싶다.

'Pa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28.  (2) 2011.05.28
0415  (4) 2011.04.15
01.15.  (12) 2011.01.16
01.09.  (0) 2011.01.10
01.02.  (6) 2011.01.03
« PREV : 1 : 2 : 3 : 4 : ··· : 33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