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Halloween♡

Posted 2010. 10. 31. 15:50

할로윈 주말이 지나가고 있다. 아... 졸려.

어젠 함께 일하는 친구가 호스트한 하우스 파티에 다녀왔다. 왔다갔다 한 사람들까지 하면 한 50명은 왔을거다. 다른 친구네 집에서 버드 의상 같이 만들고, 우연의 일치로 와일드 터키(Wild Turkey)라는 위스키를 마시다가 마시던 병을 그대로 갖고 11시쯤 출발했다. 자기 마실 술은 직접 가져 오는 거다. 여튼 이 와일드 터키는 도수가 50도 되는 술인데, 친구 말로는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의 조니 뎁이 맡았던 역할의 실제 인물이 매일같이 마셨던 술이라고 한다. 난 그 인물이 실제 인물인줄도 몰랐는데. 이 술은 정말... 정말......... 대단하다. 실로 오랜만에 자다 일어나서 위액을 토하는 기염을 토했다. 둘이서 거의 한병을 다 비웠으니. ㅠㅠ

함께 일하는 친구들의 취한 모습을 보니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밌긴 했지만 뭐랄까.. 모르겠다. 취한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나도 취하면 저렇게 보이겠지. 그렇다고 내가 안취했다는 건 아니다. 너무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너무너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기억이 안난다.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친구가 너무 취해서 그 친구 챙기느라고 내가 정신 챙기게 되더라. 엄마가 한 번 내게 배려심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고 해서 내가 진짜 빵터졌는데 정말 그런가? 난 내가 좀 심하게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난 한복을 입고 메이크업을 하고 얼굴에 검은색 아이라이너로 꽃그림을 그리고 커다란 꽃 삔을 꼽았는데, 평생 들을 예쁘단 소리를 어제 다 들은 것 같다. 행복했다. 진짜... 요즘들어서 내가 좀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게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생기는 반작용인 것 같다. 안그래도 자뻑이 심해서 고치려고. 는 아니고 좀 숨겨볼려고 노력했는데 요즘은 정말 진심으로 내가 괜찮다고 생각을 하니까 문제가 된다. 솔직히 말하면 좀 꼴보기 싫어질 지경.

할로윈이라고 다들 드레스업 하고 왔는데 정말 의외로 섹시나 호러컨셉은 없었다. 다들 귀엽게 스타워즈나 동물 아니면 힙합 가수, 엘튼 존, 외계인, 카우보이 이런 정도로 코스튬을 했다. 귀여운 남자애들도 정말 많았고, 내게 무척 다정하기도 했지만 모두.. 게이였다. 친구들에게 everyone's gay.. 라고 백번쯤 말한 것 같다. 그랬더니 스트레이트인 애들을 내게 소개시켜 주었지만 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다. 왜 핫 가이는 핫 게이인가!! 내가 좀 꽃돌이들을 좋아해서 그런가. 취향의 문제인가. 내 취향은 게이인가. 처음 만난 괜찮은 남자가 게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전혀 할 필요가 없었던 한국이. 그립다.

술.
술은 나의 인생에서 뺄 수 없다. 너무 좋다. 한국 가기 싫은 이유 중의 하나가 다양하고 맛있는 맥주다. 난 원래 맥주를 마시지 않는데, 예전에 호주에 있을 때 소주가 너무 비싸니까 맥주를 마시기 시작해서 한국에서 소맥에 길들여지더니 지금은 캐나다에서 파는 모든 종류의 맥주를 마셔보겠다며 다양한 맥주를 시도해보고 있는데 다 마시려면 아직도 멀었다. 처음엔 오백 한잔이 그렇게 그립더니 한국에서 생맥주 마시려면 이제 못마실 것 같다.

어제도 대단히 많이 마셨는데, 신기한건 취하면 영어가 더 잘된다. 들리는 건 물론이고 말하는 것도 거침없다. 문제는 기억에서 없어진다는거; 나름 카메라도 충전해서 갔는데 사진 단 한장도 찍지 못했다. 노느라 바빠서 사진찍을 여력이 없더라. 파티에서 나 혼자 단 한명의 아시안이었는데 좀 신기했다. 그 많은 한국인/중국인들은 다 어디에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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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Posted 2010. 10. 29. 13:41

* 오늘 문득, 내가 연애하기에 좀 피곤한 사람이긴 하지. 란 말을 내뱉었다.

친구는 그럼 나는 안피곤하냐, 내 애인은 안피곤해보여? 연애는 다 피곤한거야. 라고 했다. 응. 그러게. 내 사람들도 다 피곤했네.

* 이번주는 할로윈을 준비하느라고 온 신경이 패션에 집중되어 있어서 무난히 지나갔다.

머리에 꽃삔 꼽고 한복 입을거다. 하하

* 나도 남들처럼 외국인들이랑 파티하면서 후레쉬 팡팡 터뜨리면서 찍은 사진 허세월드에 올려야지.

요즘 친구들 싸이를 보면 왠 호텔방에서 다 벗고 찍은 사진들이 많은지 -_-; 그런 방 빌릴 돈으로 가까운데 어디라도 여행을 잠시 다녀오거나 안되면 술을 마시겠다.

* 책을.. 조금 읽어볼까?

* 내 서재에 마르케스와 아옌데와 요사와 카잔차스키와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신 분(ㅋㅋㅋ)이 댓글을 남겼다. 오랜만에 신이 났지만 친구는 마르케스 읽는 남자는 아마 브랜드 따지는 남자일거라고 했다. 친구는 멋부리는 남자에게 마음 뺏기지 말라는 말을 하는 중이었는데, 마르케스 읽는 남자는 멋부리는 남자일 확률이 높다고. 그런가. 마르케스 읽은 여자인 나는 멋부리는 걸 좋아하고, 마르케스 읽은 여자인 또 다른 친구는 전혀 멋을 부리지 않는데. 친구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난 멋부리는 남자가 좋다. 흥

남자도 남자지만 예쁜 여자도 좋다. 어쩐지 못생긴 사람과는 잘 친해질 수가 없다. 물론 안예쁘지만 대단한 매력을 가진 친구들에게는 홀랑 반하지만, 얼굴도 안예쁘고 매력도 없다면 그냥. 그렇다고 내가 예쁘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쳇

* 뭐 이따위 포스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낭이 따로 없구려.


시간

Posted 2010. 10. 26. 16:32


시간이 흐른다.

2주에 한번씩 페이첵을 받는데 어제 받았는데 오늘 또 받는 것 같기도 하고, 받자마자 이틀만에 페이첵의 반 이상을 써버리기도 한다. 생일이 지난지 2달이 되어간다. 아빠랑 통화한지는 3달, 엄마랑 통화한지는 사흘, 그 친구와 통화한지는 열흘이 되었다. 캐나다에 온 지는 이제 만으로 6개월이 되어간다. 마지막으로 키스한 것은 5일, 마지막으로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신 것은 3일, 마지막으로 고기를 먹은 것은 2일 전의 일이다.

이 모든 과거의 시간은 한데 뭉쳐서 망가진 거미줄처럼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채 제 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나.

토요일 내내 미드 시즌 전체를 다 보고 나니 하루에 누군가의 1년이 담겨 있어서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어서 계속해서 날짜를 셌다. 누군가 그랬다. 내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생각할 땐 실제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고, 시간이 지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는 실제로 느리게 가고 있다고. 시간의 시속은 나이에 비례한다고도. 시간의 흐름은 절대적이지 않은 걸까.

눈이 왔다. 많이 왔다. 아침에 눈을 떠서 창 밖에 쌓인 하얀 눈을 보니 마음이 시려져서인지 추워졌다. 방에 있었는데도. 시각은 체온에도 영향을 주는 걸까.

오랜만에 아빠와 통화를 했다. 워크샵중이라는 아빠는 미친 꿈을 꾸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그 꿈의 목록을 적으라고. 그게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거다. 정신나간 짓이라며 가장 반대가 심했던 아빠가 지금은 가장 든든하게 날 북돋아주고 있다. 어쩌면, 아빠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어봤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가면 다 소용없어지겠지만. 하지만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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