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는 절대 쓰지 않으려고 했던 현재 연애 상태
Posted 2010. 10. 17. 03:30눈이 퉁퉁 부은 채로 일어났다. 세상에, 그렇게 운 적은 오랜만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거울을 보곤, 쌍커플 수술을 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2주도 안만난 친구에게 그만 만나고 싶다는 말을 듣고 예전 사람을 떠올렸던 건 이 친구를 만나며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운건 아닌데 그래도 익숙한 것은 익숙한 것이라, 이 친구와 뭘 하든 생경하기만 했고, 이게 아닌데. 하는 위화감만 들뿐이었다.
내 애인은 그 사람인데, 너는 누구지.
하지만 그 낯설음과 위화감마저도 외로운 내게는 따뜻함이었기에 행복했었다.
더욱 더 커진 허전함 때문인지, 그 친구가 받지도 않았는데 없어진 나의 마음 때문인지, 그냥 참을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난 울며 예전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원래 난 전화를 잘 하지 않고, 그 사람은 아예 받지도 않지만 어제는 왠일인지 계속해서 전화를 했고, 그 사람은 받아주었다.
일 하는 도중이라고 했고, 시험 기간이라고 했고, 통화 도중에 간간히 일하는 말이 들려왔고, 요즘 많이 짜증난댔고, 농담도 했고,
잘 지내라고 해주었다. 그리고 전화 받는 거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통화를 하는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여전히 내것인 것만 같아서,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많이 슬펐다. 난 누구 때문에 슬픈지 모르겠다. 날 좋아하지도 않았으면서 2주나 날 행복하게 해줬던 새로운 사람 때문인지, 지푸라기 하나에 온 몸을 내던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발버둥 조차 치지 않고 가라앉고만 있었던 나 때문인지, 똑같이 좋아했는데 어떻게 너만 힘들겠냐고 말하는 예전 사람 때문인지.
전화 하는거, 문자 보내는거, 메일 쓰는거 다 마지막이라고 약속했다. 이렇게 정리가 되어 가나보다.
즐거운 일이 있을거라고 예상하며, 좋아하는(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눈을 뜨는게 새삼 얼마나 행복한지 알겠다.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거라고, 당분간 행복하다 말하는 날은 없을 거라고 예상하며 팅팅 부은 눈을 뜨는 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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