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살 지역을 정할 때, 대도시는 피하고 싶었고, 너무 시골은 아니어야 하고, 한국 사람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았으면 좋겠다는 걸 기준으로 했다. 무척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한 몬트리올과 로키 산맥 근처에 위치한 에드먼튼이 순위에 올랐다. 밴쿠버와 토론토는 대도시니 제외, 캘거리는 한국 사람이 너무 많고 별로 예쁘지도 않다고 해서 제외, 빅토리아는 무척 아름답긴 하지만 너무 조그만 동네라 일자리를 구하기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 제외했다.

에드먼튼이 록키에서도 가까운데다가 몬트리올에서는 프랑스어를 못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무척 어렵다해서 에드먼튼으로 정하게 됐는데, 무척 조용하고 한적하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고,

꽤나 크고(서울 면적), 사람도 많은 도시다(그러나 인구는 서울의 1/10). 날씨가 무척 변덕스러운데, 비가 와도 금방 그치니 걱정할 것 없고 보통은 햇빛이 좋다. 더워도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해서 기분이 나쁜 더위는 아니다. 물론 여름이 아니라 그렇겠지만. 다운타운 근처에서 지내고 있는데 다운타운에 모든게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에 중심가가 퍼져있다. 버스나 트레인 타고 가야할 정도. 유명한 쇼핑몰도 멀리 있다고. 차차 포스팅 할 예정. 건물 많은 것 빼고는 왜 다운타운인지 모르겠다. 뭐, 일하는 사무실들만 모여있는 호주의 캔버라 정도의 느낌???

워홀러들이 이 도시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 보자면.
(아 ㅠㅠ 어째 에드먼튼에서 초기 정착하는 정보가 거의 없어서 무척 떨리고, 면허증 교환하러 가서는 불친절한 직원에 상당히 당황하기도 했던터라 앞으로 에드먼튼에 올 분들을 위한 정보 정리를 해두리라고 다짐했기에. 뭐, 다소 두서없지만 정리 시작.)

1. 은행계좌
2. SIN 카드
3. 핸드폰
4. 알버타 헬스 케어

1. 은행계좌

계좌를 개설 할 떄는 학생인 경우 뭔가 혜택이 있긴 한 것 같다. 큰 혜택은 아니고 뭐 수수료 같은거. 여튼 필요한 것은 여권, 워킹 비자, (2종류의 아이디가 필요한데 비자로도 그게 된단다. 그래서 따로 아이디가 필요하진 않을듯), 핸드폰 번호, 주소. 여기에서 뭔가를 할 때는 a piece of mail to prove your residency 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없기도 하고, 사실은 뭔지도 몰라서 계좌도 개설 못하는 줄 알고 좀 쫄았었는데 계좌 개설할 떄는 상관 없었다. Checking account 만들러 왔다고 하면 된다.

예약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가서 담당자 만나러 왔다고 하고 기다려서 담당자 만나면 된다. 이건 어려울 것 없음.

2. SIN 카드

캐나다에서 일을 하려면 이 SIN 카드가 필요하다. 이건 재스퍼 에비뉴(Jasper Ave.) 를 따라서 오른쪽으로(그러니까 지도상에서 볼 때) 쭈욱 가면 Canada Place가 나오는데 들어가서 1층의 Canada Service 사무실을 찾으면 된다.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가서 여권 보여주면서 신넘버 받으러 왔다고 하면 조금 기다리라 하고 이름 부르는데, 가서 물어보는거에 대답하고 임시 레터를 받으면 땡.

한 2주 정도? 뒤에 집으로 카드가 날라온다고 하니, 기다리면 된다.

Canada Place 근처에 도서관도 있는데 가서 둘러보는 것도 좋을듯. 무료인 English Conversation 클럽같은게 일주일에 한두번씩 있다는데, 나도 내일 가볼 예정이다.


흐.. 캐나다 건물들은 몬가 엣지있어.. 여튼 붉은색 건물이다.

3. 휴대폰 (여기선 셀이라고 하는듯..)

Fido나 Telus같은게 있다. 에드먼튼 시티 센터(쇼핑몰?)에 2층에서 했다. 다른덴 어디에서 하는지 잘 모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2년 계약하면 뭐 더 싸고, 가입비도 없고, 심카드도 물론 공짜고, 핸드폰도 무료로 준다고 어쩌고 하는데 나는 호주에서 쓰던 폰을 가지고 간 터라 month & month로 한다고 했다. 심카드 바꿔서 테스트 해보니 언락이라고 해서 심카드 구입하고(10불), 가입비 내고(35불), 한달에 25불인 요금제를 선택했다.

청구서는 메일로 받겠다고 했는데, 우편은 무려 2불이란다. 미쳤음. 여튼 그거 출력해서 갖고 은행가서 내거나 Fido에 직접 가서 카드 결제해도 된다고 이해했다. 신용카드가 필요하던데, 난 한국에서 쓰던게 있어서 그걸로 했는데 신용카드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와 엄청 불친절 -_-)

주소가 적힌 종이(드디어!!)를 받고 이런저런 설명을 들은 뒤 한층 올라가서 Accuserch였던가, 헬스케어를 하러 간다.

4. 알버타 보험

핸드폰을 마련한 건물, 에드먼튼 시티 센터 3층으로 가면 에스컬레이터 바로 근처에 AccuSerch로 간다. 신넘버 받을 때 아저씨가 여기가서 보험 들면 된다고 해서 왔다. 줄서서 헬쓰 케어 신청하러 왔다고 말하면 신청서를 주는데, 알버타에 사는게 아니라 1년만 커버하면 되는 워홀러 이므로 주민등록증 같은거 필요없다. 아까 얘기한 a piece of mail to prove your residency..... 이게 여기에서 쓰인다. 휴대폰 할 때 받은 종이나 신넘버 적힌 레터같은거 보여주고 신청서 작성해서 여권이랑 주면 5 - 10일 정도 뒤에 메일 받을거라고 얘기하고 끝.

가장 걱정했던 게 보험드는거였는데, 뭐 register할 때는 쉽다.;; 앞으로 메일에 뭐 어떤게 적혀있을진 모르겠지만;;



사실 어려울 거 하나 없을 것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경험담 하나 읽어보고 가면 괜히 든든하지 않나. 근데 에드먼튼에 온 워홀러들의 경험담을 찾을 수가 없는거다. ㅠㅠ 에드먼튼에 올 워홀러들에게 큰 보물까진 아니어도 큐빅정도의 정보제공은 되겠지. ㅎㅎㅎ

핸드폰을 제일 먼저하는게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보험은 맨 마지막으로 하는게 좋을듯?

사실 정보 제공은 내 전공이 아니라 뭐, 사진도 없고 좀 많이.. 불친절 한 포스팅인 것 안다. 그러니 만약 에드먼튼에 올 계획이 있거나 이미 오신 분들이 혹여나 여기에 들러서 이 포스팅을 보고 궁금한게 있으시면 망설이지 말고 의문을 제기해 주시길.

크.. 구름봐라 구름봐. 여기 건물들이 이쁜건 저 파랑 하늘이 그대로 건물에 담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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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보기엔 결혼할 나이, 뭐 솔까말 늙수그레해가지고는 워킹홀리데이를 가겠다고 설치니 부모님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출국 전날까지도 엄마는 울고, 아빠는 분노게이지 급상승하며 열띤 토론의 장....을 벌였을 정도이니 뭐, 말 다했지.

그럼에도 어째저째 출발했다.

당당하게 부모님의 반대를 극복하고 출발한 것 치고는 비행기에서는 미친듯 심란해져서 지금 도대체 나 뭐하고 있는건가, 여긴 어디인가, 하면서 결국 경유하는 대만 공항에서는 울음까지 터뜨렸다. 아, 심약한 것... 다시 탄 비행기에서는 잠을 깨면 집에서 눈떴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하면서 내내 잤는데, 눈 뜨니 밴쿠버였다.

아, 이 외국냄새!! 그리웠다!! 왜 그렇게도 한국을 뜨길 염원했는지 다시 조금 알 것 같았다.

Tip1. immigration 수속을 밟는데 엄청 오래 걸리므로 짐을 먼저 찾는게 좋다.

나 때만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수속 하는데 거의 3시간... 정도 걸렸다. 내 앞에 몇몇 워홀러인듯한 한국남자들도 있었는데 훈남이 아니어서 열몇시간 비행한 후라 내 몰골이 너무 귀신같아서 말걸면 무서워할까봐, 내내 로스트만 봤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지겨워. ㅠㅠ

여튼, 나는 뭣도 모르고 바로 수속하러 갔다가 잠시 뒷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짐을 찾으러 갔다가 왔는데 미리 찾아 두면 괜히 초조해하지 않고 좋겠죠.

Tip2. 밴쿠버 공항에는 CDS 라고 짐 맡기는 곳이 있다.

짐 찾고 나와서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서 쭉 가면 CDS라고 짐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난 밴쿠버에는 5일만 놀고 에드먼튼으로 올라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2개나 되는 캐리어가 처치곤란이었는데, 다행이었다. 이 무거운거 두개 다 들고 밤 11시 넘어서 다운타운을 누빌 생각을 하면 암담..

돈이면 다 된다. 짐 2개를 5일동안 맡기는데 총 40불. 처음에 11불인가 내고 짐 찾을 때 30불 더 냈다. 계산해보면 짐 하나당 4불 정도 하나보다.

Tip3. Samesun Backpacker Lodge.

처음에 돈 많이 들고 럭셔리한 호텔 갈 생각으로 밴쿠버에 오는 워홀러는 없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추천하는 이곳! Samesun Backpacker Lodge. 밴쿠버 시티 센터 역에서 내려서, 오른쪽으로 쭉 따라 내려오다보면 있다. 처음에 백패커 알아볼 때 정보가 너무 없어서 당황했었다. 도대체 여행하는 사람들 어디에서 자는거야 ㅠㅠ

난 4인실이었는데 침대는 불편하고, 화장실은 공용이다. 아침식사는 형편없고. 허나 하루 28불에 이 정도로 깨끗하고, 친절하고, 넓은데는 없지 않을까 싶은데,, 있으면 추천좀. Granvill St.가 좀 위험하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깨끗하고 좋기만 하던데. 싸고 맛난 맛집도 많고. 바로 앞쪽에 Pita Pit 은 서브웨이 같은 곳인데 또띠아 같은거에 이것저것 많이 넣어 먹는건데 하나 먹으면 배 터진다. 야채는 넣고 싶은대로 다 넣을 수 있고 소스도 마찬가지. ㅎㅎ 그리고 근처에 피자집 중에 Romania 피자인가, 거기가 근방 피자집 중에 가장 나은데라고 한다. 

근처에 클럽이 많아서 밤에 술취한 외국인들이 돌아다니는데 별로 해치지 않더라.

유감스럽게도 사진은 없다. 실은 별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도미토리, 적당하게 단기간 지낼만한 곳을 찾는다면 괜춘. 덧붙이자면, 룸메이트가 섹스할 때 침고이는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에게도 괜춘. 이건 짜증이 문제가 아니라 삼켜도 삼켜도 계속 고이는 내 침이 문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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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짬이 나서 음악어쩌고 하는 방송을 보고 있다.
똑같아 보인다.

그 와중에 꼭 멋진 애들이 있다. 비스트의 세호는..(세호는 지붕킥의 세호겠지) 진짜 멋있네. 우와, 우와...
요즘 자꾸 연예인이 멋있어서 왜이렇게 요샌 멋있는 애들이 많은거야! 라고 했더니 동생이 늙었단다.. 그런가.


이런 저런 이별을 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친구라기엔 각별하고 연인이라기엔 너무 먼 사람과 마지막 데이트를 했다.

그는 유행하는 신발을 신고 유행하는 옷을 입고 왔다. 하지만 세월과 밥벌이의 표독스러움이 그를 비껴가지 못한듯 하여 안쓰러웠다.

인사동 어느 갤러리 5층의 발코니의 바람은 시원했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과 이곳에 앉아 시덥잖은 농담따먹기를 했냐고 물으려다 말았다. 그 말을 함으로써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 나를 그 중의 하나로 만들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과는 달리 기분 좋은 대화들이 오갔고, 그만큼 우울한 침묵도 있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선물해주었다. 책에 써준 글귀를 지금도 자꾸 쓰다듬어본다. 표류하는 '청춘' 을 의도했다는데 표류하는 '인생'으로 잘못적어서 주는 바람에 난 내 인생이 평생동안 바람따라 표류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나쁜놈.

헤어질 무렵엔 마음이 초조해져서 언제나처럼 캐나다 가지 말고 시집오라는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쳐주지 못했다.
'정말 안가도 너 나 안만나줄거잖아.' 라는 식으로 정색을 해버린 나는 때려주고 싶을만큼 찌질했다.

우린 다음번을 기약하지도 않았다. 될대로 되라지. 어차피 그는 내 일상도 아니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지도 않는, 어설픈 포옹보다는 차라리 그의 말대로 한 대 힘껏 패버리고 올걸.


몇 년이나 걸릴까.
난 신데렐라 언니에서 본 것처럼 8년을 얘기했고, 그는 8년이 너무 길다고 얘기했다. 아무렴.
허나 난 8년이든, 18년이든, 설령 8개월이든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나와 그는 많이 변해갈테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은 드라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변하지 않길 고대할 것이다.

이 마음이 뭔진 잘 모르겠다. 그의 마음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이게 사랑인지 우정인지 어떤 종류의 애정인지 이젠 상관없다. 난 그를 놓아버렸다.
'한동안' 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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