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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9.12.10 향일암 4

근황

Posted 2010. 1. 21. 13:37

일은 어떻게 보면 잘 풀렸다. 내가 가진 단 하나, 자존심을 버리고 이런저런 합리화를 하며 2월까지 일을 하기로 했다. 대신 일주일에 3일만 나가는 조건이고 실업급여도 챙겨주기로 했다. 어제 읽은 글귀에서 그랬다. 밥그릇에 낚시바늘이 파묻혀 있다고. 그래서 아무리 이렇다저렇다 말을 해도 밥을 먹으면 그 낚시바늘에 낚여서 직장으로 끌려간다고. 맞다.

내가 너무 일을 잘해왔어서, 혹은 내가 줄을 잘 타서, 혹은 단지 운이 좋아서 내 능력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 교수들 알력다툼까지 생겨서 내가 퇴사하는게 이래저래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상사는 자꾸 술만 마시면 내게 왜 그만두냐고 질타하고, 동정심 유발한다. 뭐, 나로선 다행인 일이다. 그만둔다는데 '어, 잘됐다.'라며 등떠미는 것보단 기분이 좋잖아. 게다가 모든 직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고 있다. ㅎㅎㅎ


캐나다 워홀 최종합격 레터는 2월 말경에나 올 것 같다고 한다. 건강에 문제가 없고, 돈도 잘 입금했으니 마음 편하게 기다리고 있다. 며칠 전 워홀 어쩌고 하는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고는 '일 구하기' 챕터를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쉽게 구해지지는 않는가보다. 원래 이런 방법론 책이 유난떠는게 있긴 하지만 갑자기 걱정이 됐다. 사실 영어수준도 2년 전에 비해 급하락한 상태고, 외국에 있을 때도 놀기나 했지, 파트타임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6개월 뒤 가진 돈만 다 털어먹고 뚱보 루저가 되어 쓸쓸히 귀향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ㄷㄷㄷ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도 하나 따서 가볼까 했는데, 자주 있는 시험도 아닌 것 같고 아카데미에 다니면 수료증을 준다고 하니, 이거 알아봐야겠다. 2월까지 일하게 되면서 알바를 구하는 것도 일정상 빡빡할듯 싶다. 


원랜 베트남 배낭여행을 2월에 한 2주간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못가게 되면서 2월까지 일하는데 동의했다. 그래도 왠지 아쉬운 마음에 세부에 4일 럭셔리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돈이 똑같이 든다. 이렇게 생활비 하려고 했던 적금은 몽땅 털리고. 이게 다 자존심 버리고 실업급여와 2월 월급을 선택한 결과물이다. 

럭셔리여행이라지만, 땡처리 항공권과 외국사이트까지 가서 싸게 호텔 예약을 하며 최대한 싸게 가려고 서핑하느라고 눈알 빠지는줄 알았다. 그러느라고 일은 쌓여만 가고, 점점 마음은 딴데로 간다. 이게 왠 악순환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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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2

Posted 2010. 1. 16. 11:27

연애를 하지않아서

좋을 때
주말에 햇빛이 쨍하고 들어오는 침대에 누워 하루종일 졸다가 책을 읽다가 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쁜 와중에도 의미 없는 문자에 일일히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미래 계획을 세울 때 애인을 개입시키지 않아도 되어서 훨씬 더 열린 플랜을 짤 수 있다.
친구들을 만날 때 눈치보지 않아도 된다.
외로움을 견딜 수 있기만 하다면, 홀가분하게 자기 시간을 쓸 수 있다.
취향 때문에 싸울 일이 없다.
데이트 비용이 굳어서 취미생활에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나쁠 때
집에 가는 길에 미친듯 공허해질 때마다 전화할 사람이 없다.
함께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
섹스를 할 사람이 없다.
아플 때 엄살부릴 사람이 없다.
선물을 사주고 싶은 사람이 없다.
든 사람 자리는 몰라도 난 사람 자리는 슬프단 말에 공감한다.
내가 그에게 맞춰주고, 그가 내게 맞춰주는, 서로 공유해가는 시간이 끝났단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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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풀이용 포스팅

Posted 2010. 1. 11. 17:28
불만/화딱지의 잔해임을 경고합니다. (화난 주제에 친절하잖아.)

난 화가 나거나 흥분을 하면 약간 정신나간 것 같다.

하도 여기저기에 일을 그만둘 예정이고, 그로 인해 방황하고 있다는 걸 넌지시 알리는 글과 말을 싸질러놓고 다녀서 더이상 얘기하기도/쓰기도/듣기도/읽기도 지겨울테지만 그래도 오늘은 너무 열받고 우울하다.

직장 상사가 실업급여를 놓고 사람 간을 보는데, 돈 몇푼 갖고 그런 취급 당하는 게 너무 어이없다. 

계획했던 것보다 1달 정도 더 일하면 주겠다며 모든 상황을 봤을 때 내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라고 살살 떠본다. 

이게 다가 아니고 몇가지 상황이 더 있는데, 귀찮으니 생략.

아무리 생각해도 속이 뒤집혀서 손이 떨리고 심장이 막 두근거린다. 

블로그에 이런 화풀이용 글 쓰는 거 정말 지양하려고 하는데 어디 풀데가 없다. 

물론 한달 더 일하면 한달 월급 더 받고, 실업급여도 받고, 퇴직금도 좀 더 받고 나쁠게 없다는거 안다. 그런데 말단 직원이라고 이딴식으로 사람 대하는 거 정말 화난다. 나도 학벌 좋고, 교양있는 사람이고, 신체 건강하고, 곱게 자란 자식인데, 무슨 파블로프의 개 실험도 아니고 돈 몇푼 더줄테니 다음달까지만 부려먹자, 너도 돈 필요하잖아, 너네 부모님을 생각해봐.. 라니.

이런 구조가 싫어서 나가는 마당에 또 꼭 이딴식으로 더 빈정상하게 하는데, 진짜 엿먹이고 싶다. 개색히들. 

아 정말 소맥이라도 들이붓고 싶은데 오늘 동생 생일이라 집에 일찍 가야한다. 부모님께 말하면 당연히 다음달까지 일하라고 하시겠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소맥 너무 비싼 술이다. 친구랑 둘이서 500cc 5잔에 소주 3병 먹었는데, 안주 하나밖에 안먹었는데도 술값이 4만원이 훨씬 넘게 나와서 쿨하게 카드 긁고 나오긴 했지만 충격받았다. 돈없어서 술못먹는 더러운세상. 안다. 그래도 이렇게 좋은 술을 이가격에 먹을 수 있는건 한국 뿐이라는걸 ㅠㅠ

아 술얘기만 나오면 정신 못차림.

여튼 문제는 내가 과연 이런 기계/수단으로 취급받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앞으로 나는 콜롬비아에 가서 3개국어 유능한 가이드가 될 수도 있고,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여행 에세이 집필가가 될 수도 있다. 가정을 하자면.... -_-... 그런가 하면 평생 꿈만 꾸며 정신 못차리고 방황하다가 폐지줍는 노인네가 될 수도 있고, 이도 저도 아닌 초등학생 과외선생을 하며 초딩들의 러브러브를 시기하는 B사감 부럽지 않은 노처녀가 될 수도 있다. 죽을때까지......;;;

오늘 밑바닥까지 본 짜증나는 이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혹은(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몇단계 더 상승하고자 한 나의 선택이, 나를 그 구조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는 것일까봐 두렵다. 마치 넌 어딜 가도 벗어날 수 없을 것 이라며 손아귀에 날 움켜쥐고는 낄낄거리고 있는 것만 같아서.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꿈같은데;;)

그러고보면 내겐 압도적인 무언가(ex-빅브라더, 아빠, 공룡, 한나라당, 자본주의 등등) 에 대한 포비아가 있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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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와 찌질함

Posted 2010. 1. 6. 13:44


지금껏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발자크나 제인오스틴,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에서 등장할 법한 '옷은 수수하게 차려 입었으나 타고난 기품이 몸애 밴' 여인에 대한 로망같은게 있었는데, 어제 폴라로이드 쿨캠을 사러 나갔다가 그런 여인을 만나고, 약간의 충격에 휩싸여있다.

어제 난 지하철에서 사람에 찡겨서 기둥에 오징어마냥 짜부러진 나머지 반으로 접혀지는게 아닌가 할 정도로 찌질한 모습을 지하철 탑승객들에 선보였고, 밥 먹기 전에 커피를 마시기 싫다는 이유로(돈이 없단 이유로), 커피숍에서 기다리란 말에 덜덜 떨면서 커피숍 문 밖에서 기다렸다. 난 머리를 질끈 묶고는, 쌩얼에 거지같은 겨자색 목도리를 칭칭감고 더러워진 어그부츠에 패딩잠바를 입고 있었다.

검은 코트에 구두를 신고, 샤라랑 긴머리를 단정하게 반묶음을 하고 나타나선, 왜 추운데 밖에서 기다리냐며 아무렇지도 않게 커피숍으로 들어가 분위기 있는 목소리로 카메라 설명을 해주고 돈을 받더니 당당하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이 여인이 이렇게 하니까 이래도 되는거구나,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거구나 하고 끄덕거리며 생각하는 거나, 
괜히 검정 코트를 꺼내들고 입고 출근하는거나, 
게다가 신발은 여전히 어제의 그 더러운 어그부츠를 신고 나온거나, 
그녀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한다거나,
이런 페이퍼나 올리고 앉아 있는,

아.. 이 찌질함의 표상이라니!

품위있게 살고 싶다. 난 '옷은 수수하게 차려 입었으나 타고난 기품이 몸애 밴' 여인을 로망으로 삼을 자격도 없다. 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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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나

Posted 2009. 12. 30. 11:46

 회사를 떠날 이유를 대자면 날이 새도록 말해도 입만 아프다. 내가 근 2년을 몸담고 월급뽕을 받아먹은 곳이기 때문에 말해봤자 내 얼굴에 침뱉기지만, 그래도 애정이 없는건 사실이다. 나도 데이비드 로지처럼 교수들의 실상을 낱낱이 까발린 책을 쓰고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지만, 못할 것도 없다는 심정이다. 이 얘긴 여기까지 하고.

아빠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았다. 아빠를 뺀 모든 팀장이 잘렸고, 입을 모아 흉을 본다고 한다. 동시에 임원진에게 임원준비하란 말도 들었기에 남들 말엔 신경쓰지 않으신다고도 하셨다. 아빠를 증오할 때도 있었지만 부럽고, 존경스럽고, 듬직한 분이다. 내게 내외적으로 풍요로운 가정을 선사해주신 우리 아빠. 

내가 캐나다에 가겠다고 하자, 아빠는 뭐먹고 살거냐고 하셨다. 대학입학때부터 아빠는 뭐먹고 살거냔 말을 계속 하신다. 엄마는 어디가서 밥한끼 못먹겠냐며 옆에서 장난을 치시지만, 아빠는 내게도, 동생들에게도, 도대체 무엇을 먹고살거냔 말로 잔소리를 시작하신다. 나는 공부도 더 하고 싶고, 2년 일했으니 조금 쉬고 싶기도 하고, 그곳에선 알바를 해도 지금보다 더 벌 수 있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지루한 삶을 더 이상 지속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데 한 번 사는데 이런저런 경험을 더 해보고, 더 즐겁고 괜찮은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왜인지 아빠가 무척 불쌍해졌다. 돈을 버느라 기회나 다른 꿈조차 가져보지 못했을 아빠의 20대가 갑자기 압도적으로 나를 덮쳐왔고, 그래서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남들처럼 대리, 과장달고 결혼해서 아이낳고 이런것만이 인생의 성공은 아니니 어떻게 해서든지 성공할거라고, 내가 마냥 놀고먹는 것만 좋아하는 것 같아도 계획이 있고 꿈이 있다고 믿어달란 말을 엄마에겐 할 수 있었지만, 아빠에겐 할 수가 없었다. 아빠는 나를 보고 당신의 자유로웠을 어린영혼을 회상하며 후회하실까, 뿌듯해하실까, 안타까워하실까 잘 모르겠어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성공이나 명예같은 것에 집착해본 적은 없지만 지금껏 아빠 마음에 드는 결정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큰딸을 가장 믿음직스러워하시는 분께 언젠가는 내가 자랑스러워 못견디겠다는 미소를 지을 날을 선물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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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노예

Posted 2009. 12. 23. 14:25


*
다음달부터는 카드를 자를 예정이다. 실제로 가위로 자르고 끊어야지. 조만간 모아둔 돈으로 깨작깨작 살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연명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는 더이상 안된다. 지난 2년간 아무도 눈치 못챌만큼 아주 조금씩 스물스물 늘어난 지출을 단기간에 반으로 줄일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심스럽고, 두렵지만 해볼 예정이다. 술값, 옷값, 책값.. 포기할 수 있을까. 

**
회사생활이 힘든 건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한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인 것 같다. 친구같던 최대리가 내 위에 군림하려고 발버둥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난 진정으로 퇴사를 꿈꿨다. 오늘은 여직원들끼리 회식이 있는 날인데, 까먹기도 했거니와 별로 가고 싶지도 않던 마음에 약속이 있다고 했더니, 세상에 세상에-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우고 어떻게 까먹을 수 있냐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난 그만 지긋지긋해져버리고 말았다. 아, 꺼져- 라고 말하고 싶었다. 진심. 같이 점심먹는것도 짜증나는데 무슨 따로 회식거리고 있네. 

언젠가는 짜증나는 인간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들이랑만 만나고 살 수는 없는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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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 1차 합격

Posted 2009. 12. 22. 10:26


두둥- 어제 밤 11시 넘어서까지 캐나다 대사관 홈페이지 새로고침만 연달아 누르다가 포기하고 잤는데,
채 6시간도 안되어 잠에서 깨자마자 다시 새로고침을 누르니 파란색 링크로 눌러달라고 아우성치는 합격자 명단!!!!

2차는 신체검사인데 뭐 떨어지진 않겠지;;;;

예전에 취업준비할 때 서류탈락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걸 절감했다. 발표가 나지도 않았는데 떨어졌을 때의 허탈감을 어제 하루종일 느끼고 있었다. 일도 하나도 못하고.. 이제 관건은 일을 언제 그만두느냐. 부모님은 딱히 반대하는 건 아닌데 출국할 때까지 일하라고.... -_- 난 당장 그만두겠다고;;

아빠가 무척 엄하고 보수적이신 편이여서 허락을 안해주실 줄 알고 내 인생계획에 대해 프리젠테이션까지 할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별말 없으시다, 책을 읽지만 말고 글을 써보는 건 어떠냐고 은근히 권하시는 걸 보면 이제서야 내가 좋아하는 길을 가는 것에 대해서 인정을 해주시는 것 같다. 


막상 발표가 나니 심란하기도 하다. 올해는 잘 몰랐는데 막상 이제 27이라니 무지 나이 많이 먹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떨어졌을 때보다야 나은 기분이겠지만 더 막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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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Posted 2009. 12. 17. 14:41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과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을 읽으며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다. 

아마존의 '원숭이'는 무섭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하다는 것.
책에서 읽은 원숭이들의 포획물들(이 물건들 때문에 원숭이들에게 죽임을 당한 양키들에게 건진) 을 읽어 보며, 카메라를 갖고 주렁주렁한 악세서리를 걸고 이 친구에게로 다가가서 찍을 때의 나는 얼마나 멍청했는지 실감했다. 책속의 양키떼들을 비웃을 것도 없이 내 무식이 용감이다. ㄷㄷㄷ

1박 2일로 제주에 다녀왔다. 제주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서울이라지만, 공항가는 거부터 기다리는 거 뭐 이래저래 따져보니 숙소에서 집까지 5시간은 걸린 것 같다;; 괜히 면세점에서 충동구매로 화장품을 지르며 자본에 탐닉하는 내 자신을 새삼 재발견했다.
이번엔 섭지코지에 있는 리조트였는데 바다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녀들이었다. 제주가 남쪽나라이긴 하지만 칼바람때문에 서울 못지않게 추웠었는데 그 추위에 바다로 잠수하며 숨비소리를 내는 그녀들을 보니, 난 자연산 생굴을 사먹고 싶어졌다. (이렇게라도 그녀들의 삶에 도움이;;;;; 쿨럭;;) 근데 팔지 않더라; 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음식중에 하나가 생굴이었는데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이야 ㅇ_ㅇ

너무 춥다. 오늘은 치마를 입었는데, 스타킹 아래의 피부가 찢어질 것 같다. 
그래도 난 추운게 좋다. 괜히 흥분되고 두근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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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Posted 2009. 12. 11. 14:36


사진을 찍어달라고 막무가내로 들이대며 이렇게 예쁘게 미소를 지어주고는, 사진을 찍은 댓가를 요구했다. -_-
난 과자를 엄청 많이 줬으므로, 이 친구 얼굴을 올려도 되겠지. 어쨌든 난 산거잖아;;
 
지금으로부터 거의 2년 전 쯤이네. 삶에 낙이 없다고 징징대니 친구가 다시 여행하고 싶어서가 아니냐고 물었다. 
항상 여행에 목말라있었기에, 그런가 싶었는데 왠일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정처없는 여행길에 서고 싶지는 않다. 왠지 두렵고 막연한 불안감이 몰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예전 사진을 들썩이고 있는 건 다시 나가고 싶어서일까; 
알수없뜸. 나자신도 모르는데 뭐를 알겠냐.

죽어도 오지 않을 것만 같던 12월 22일이 다가오고 있다. 두둥.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워홀 발표날이다.
이 날이 와야(전년도를 봤을 때 또 미뤄질 것 같지만? ㅠㅠ)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슨놈의 비자 심사가 이렇게 까탈스러워갖고는 사람을 전전긍긍하게 만드는지-_- 대안으로는 뉴질랜드를 생각해보긴 했는데, 요즘 일자리 없어서 호주로 다 간단다. 그렇다고 호주를 또 가고싶진 않다. '다윈'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초매력적인 도시가 있긴 하지만 더운 나라에서 생활은 정말 별로.. 여행은 언젠가는 가겠지만- 
서류 준비 열심히 해서 내긴 했는데,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붙었으면 좋겠다.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일은 쌓여있고, 정신은 나가있고;; 스트레스만 쌓여서 위염재발!! 게다가 왠일인지 이번엔 장염까지 같이 왔다. 젠장. 그래도 술은 마신다;;;; 아, 술이라도 없으면 정신빠진 12월을 어떻게 견딜지. ㅠ_ㅠ 아침점심을 다 못먹으면서도내일은 괜찮겠지 하며 저녁에 술한잔을 마셔야 하는 이 알콜릭을 어찌하리.

위에 사진 찍을 때 함께였던 친구가 그제 귀국했다. 내가 왠 비스킷 하며 벙찐 표정을 짓자, 원래 이 나라 거지아이들은 그런다며 담담하게 내 가방 속의 과자를 꺼내주던 친구-_- 막내작가일에 적응하던 것 같더니 못살겠다며 6월에 훌쩍 떠나버렸으니.. 벌써 반년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만나서 술백잔 하기로 했다. 신나지만, 몸이 따라줄지 걱정이다. 오늘은 자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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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Posted 2009. 12. 10. 13:07




읽은 책을 다시 한 번 읽지 않는 것처럼(예외도 있긴 하지만) 한 번 가본 곳도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여수의 향일암도 마찬가지로, 눈의 호강을 사진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해봐도 다시는 안갈 것이라는 데는 변함없다. 정말 힘들다. 향일'암'이라는 이름에서 왜 난 평화로운 절만 떠올렸을까, 새벽 4시에 룰루랄라 버스를 타고 향일암 앞에 내려서 언제 오르막이 끝날지도 모르는 상태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정말 치악산 등정에 못지 않은 체력소진을 한 것만 같은 기억이다. 사전 정보가 중요하다능 '-'

그래도 누군가 전라도의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난 서슴없이 여수라고 말한다. 절벽 꼭대기에서 바다 저 너머로 스물스물 해가 기어나오는 해덩어리를 바라보는 감격은 뭐, 나누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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