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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없어서 더 좋은 밤.

Posted 2010. 12. 9. 17:36

눈길을 달려 집으로 향하는 버스, 하얀 눈 위에 진 회색 빛 나무 그림자, Art district를 향한 표지판, 공중전화박스의 외로운 불빛, 교회의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는 죄책감, 그 어떤 차도 없는 8차선 눈 쌓인 도로, 영하 12도의 추위 속에서 느끼던 따뜻함, 9층 높이의 아파트 입구에서 바라보는 조용한 도시의 전경.

모두가 오롯이 내것이었다. 오늘 밤 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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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Posted 2010. 12. 6. 14:04



이사한다고/논다고 한동안 어느 곳에도 글을 쓰지 못했다. 짐 정리도 못한 채로 매일 저녁 놀러 나다녔다. 한 날은 영화 [하와이, 오슬로]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친구와 함께 봤다. 캐네디언 이지만 노르웨이 출신의 친구가 극찬을 하던데 나쁘지 않았다. 별 생각 없이 흐르는 대로 따라가기 바빴는데, 마지막에 친구의 해석이 더 재미있었다. 여러 사람의 삶과 그만큼 여러 종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비슷하지 않았고, 나를 그 누구에게도 대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던 영화.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와중에 이런 저런 우연과 인연이 겹쳐 한 친구와 새로 친해지게 됐다. 언제나 똑같은 나날들이라 생각하지만 되돌아보면 한국에서의 6개월보다 훨씬 더 스펙타클한 새로운 일들이 많았었는데, 이 친구와의 만남도 그 중 하나다. 한국에서 만났다면 달랐을까.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건 참 신기해서, 인연인 관계라면 서로를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정말로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딥 커넥티드란 말을 많이 쓰는데. 아무리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도 공허한 관계가 있는가하면 만난지 얼마 안됐더라도 이어진 끈이 단단하고 깊단 걸 느끼는 관계가 있다.  

지금까지는 룸메에게 차가 있어서 쌀이나 김치걱정을 한 적이 없었는데, 독립(?)하면서 당장 쌀문제에 직면했다. 멀리 떨어진 몰에 쇼핑겸 중국마트에 쌀을 사러 배낭 메고 다녀왔다. 엄마와 통화를 하며 이 얘길 했더니 한국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검은 동남아 출신들의 노동자같다며 날 안쓰러워하셨다. 그런가. 뭐 다를 것도 없지. ㅎㅎㅎ 여튼 저녁은 밥과 함께 가지볶음을 해먹었는데 맛없었다. 하도 요리를 많이 해먹다 보니 웬만한 음식은 먹을만 한데, 이번 가지볶음 만큼은 완전 실패작. 이 곳 가지가 맛이 없는 것 같다. 보통 요리의 맛은 재료맛에 기반하니까;; 고기를 의식적으로 먹지 않다보니 야채 요리를 많이 해먹는데 가지요리는 다시는 해먹지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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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Posted 2010. 11. 30. 16:35

1. 이번 주말 역시 빡세고 재밌고 미친 시간들을 보냈다. 오늘은 기억을 재구성하는 시간을 보냈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점점 더 심해지고, 12월부터는 하지 않을까란 작은 기대감도 갖고 있다.

2. 이사한다. 짐 싸느라 죽는 줄 알았는데, 사실 짐 싸는 것보단 집 청소하는게 더 힘들었다. 짐은 대충 가방에 구겨넣었으니. 내일도 방 싹 정리해야 한다. 주말에 안놀고 이사준비 했었으면 시간이 좀 괜찮았을텐데, 뭘 하나 벼락치기 인생이라.

3. 이딴 잡소리들 왜 쓰고 있는 지 모르겠다. 끝.

4. Do you know what Thank you means?
    wtf. I wanna slap you lady.
술에 취해 걷는 밤거리에서 만난 인종차별년에게 싸대기를 날리고 싶었다. 싸우고 그랬으면 진짜 더 웃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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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Posted 2010. 11. 26. 17:16

I see you why you like him.
He seems the guy who takes you to around the world.

That is the most romantic description for my man I've heard.


사람이 다 똑같다. 자랑하고 싶어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어하고, 싫은 건 싫다고 티 팍팍 내고, 그러면서도 사랑받고 싶어한다.
취하면 숨기고 싶던 그 무언가가 도드라져 툭 튀어나와 버리는데, 그게 추하게 보일 때도 있고 이쁘게 보일 때도 있다.
오늘은 모두가 다 미웠다. 모두가 다 추했다.
다른 어떤 날은 또 아름답게 보이겠지.
나는 어떻게 보일까. 나는.
취하면 나 어떤 애인것 같아. 내 장점은 뭐야. 내 단점은 뭐야. 라고 수십번도 묻기도 했었다.
왜 확인받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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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Posted 2010. 11. 25. 16:22

1년동안 병원에 있었어요.
미친년이에요. 약먹어야 되요.
그리고. 그 전에는. 사람을 죽였어요. 그것도 가족을요.
그래서 약먹어야되요.
우리 가족은 테러리스트에요. 죽어도 싸요. 그래서. 내가 죽였어요.
잘했죠.


뺨에 손자국 났다.
되게 아프시겠다.

나. 힘이 없네요.

힘 없으면 제 팔 잡으세요.
병원 간 건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 죽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구요.
있을 수 없는 일을 할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엔.
사람을 죽인게 아니라.
사람을 살리지 못했을 겁니다.
저도 그런 적 있습니다.

죽였어요 내가. 
그래서. 아파요.


 어제 [아일랜드] 1,2편을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봤다. 
사람을 죽였다는 좀 이상해보이는 여자에게 어떻게 저런 말을 해줄 수가 있을까. 비록 책 읽듯이 연기하는 현빈이었지만 눈물을 그렁그렁 떨어뜨리는 이나영의 연기와 마음을 흔드는 대사에 혼을 놓아버렸다. 이나영이 꺽꺽거리면서 우는 장면에선, 나 역시 그렇게 울어본 적이 있기에, 그러다가 화장 지워지겠다고 혼잣말 했던 적이 있기에 같이 울 수밖에 없었다.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동정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냉정하지도 않은 시선으로 아픈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무심한 듯한 따뜻함이 전해져 오는 드라마다.

이사 해야 하는데, 준비할 시간도 없이 또 놀 계획만 잔뜩이다.
퀴어비어파티, 해리포터 감상, 인도로 여행을 떠나기 전 인디안 웨딩 파티를 여는 친구의 가짜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한 사리 구입 등등. 주말 내내 또 영어만 쓰면서 놀 생각 하니 마음이 갑갑해진다. ㅠㅠㅠㅠ
 
어젠 제프 골드블룸아저씨(ㅋㅋㅋㅋ)에게 늘상 만들어주듯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주는데 손이 덜덜덜 떨리는거다. 미친 사춘기 틴에이져도 아니고 너무 순수하게 짝사랑하고 있다능 -_-; 아놔 진짜 자꾸 말하다보니 장난처럼 시작한 감정이 진심이 되는 것만 같다. 그 분만 오시면 긴장되서 심장이 막 뛰고 ㅋㅋㅋㅋㅋㅋ 진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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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Posted 2010. 11. 24. 15:38


연평도 사건 때문에 온 인터넷이 난리다. 여기서도 보스도 나 보자마자 노스코리아 얘기한다. 내가 걱정도 되고 좀 우울하다고 했더니 그래도 괜찮을 거라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땜에 바빠서 그 쪽에 신경 쓸 여력 없다며. 어차피 돈 바라고 공격한 거니까 너무 걱정 말라고 한다. 확실히 레바논 출신이라 이런 얘기에 관심이 많은데, 기억력이 안좋은건지 나한테 노스나 사우스냐 백번 묻는다. 사우스라고 할 때마다 매번 안도. 미국쪽이면 괜찮다고. ㅋㅋ 괜찮긴. 오늘 술 사러 갔는데 아이디 확인하던 캐셔도 코리아 빅 프라블럼이라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크게 전쟁이 나거나 하진 않을거라고 했더니 불안한 표정으로 그랬음 좋겠다고 한다.

여기 나와서 보면 제일 안전 불감증인 사람들은 한국인들이다.

다치거나 명을 달리한 어린 군인들이 무척 안쓰럽고, 여기 사람들한테는 가족들 걱정 많이 된다고 했는데 막상 엄마한테 전화하니 목소리 완전 밝다. 전쟁 이런 얘기 하나도 못하고 오늘 받은 소포 얘기만 둘다 들떠서 잔뜩 하곤 기분 좋게 끊음.

인델리 카레, 보드바지, 패딩, 코트, 수면바지, 수면양말, 그랑쉘(!!!!). 어그,,,, 참.. 이슬!!!!!! 소주가 왔다.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껴먹을지, 아님 한번에 다 마실지 고민고민. 동생이 까먹었다고 미안해하던 스페인어 교재까지 들어있었다. 흑흑 정말 엄마한테 잘해야지. ㅠㅠ 다 큰 딸이 효도는 못하고 맨날 부모님한테 받아먹기만 하니 뭐 이래.

내 인생이니까 내 마음대로 할거야. 라고 말하기엔 너무 받는게 많아서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한국 돌아가면 한동안은 취업이나 할까 싶기도 하다. 어차피 인생은 기니까 한 1~2년 더 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다보면 금방 서른일텐데 싶기도 하고. 엄마가 엄청 신경써준 소포 받고 나서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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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Posted 2010. 11. 23. 16:48


사진 올릴 게 풍성해져서 좋다.

여행 중 이런저런 메모를 했는데, 괜히 멋찐 척 한 메모들이라 쓸모가 없다. 언젠가 필요할 때가 올런지.

캐네디언 애들이랑 놀 때에 느끼는 이질감이랑 한국애들이랑 놀 때에 느끼는 이질감이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느껴진다. 어쨌든 혼자라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 고립감은 애초에 극복이 안되는 종류의 감정인 듯 한데, 마찬가지로 토플도 애초에 시작이 안되는 종류의 공부일까봐 급 이중의 두려움이 몰려온다. 도대체 공부는 언제.................... 10~11시쯤 일어나 슬슬 준비해서 12시부터 6시까지 일하고 6시부터 12~2시까지 컴퓨터 하고 밥먹고 논다. 뭐하고 노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밥먹으면서 코난 에피 하나씩 보는게 하루 중 가장 설레이는거;

여행 내내 한국 가요를 들었다. 한국 가요를 듣지 않는 이유는 가사가 마음에 콕콕 박혀서 센치해지기 때문. 이번에 들은 노래 중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와 럼블피쉬의 '그대 내게 다시', 델리 스파이스의 '고백' 듣느라고 진짜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사랑 노래는 힘들어. 그나마 가장 위안이 되었던 노래는 다이나믹 듀오의 '솔로'. 자유다 널 사랑했던 내가 바보다 미련 없어 내 낙천주의는 대대로 물려받은 가보다♬ 난 감정이입이 너무 쉬워서 문제기도 하지만 다행이기도 하다.

예전에 요거트 가게에서 일 할 때 앞에 있는 아베크롬비에서 자주 스무디 먹으러 오던 훈훈훈훈훈남이 있었는데, 그 훈훈훈훈훈남과 같이 일하던 친구와 연... 애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털. 썩. 계속 거기서 일했어야 했나! 그랬으면 그 훈훈훈훈훈남은 내것이 될 수 있었던 것인가......!!! 아니겠지. 흥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필요 없다.  왜냐면. 우리 까페에 자주 오는 손님들은 모두 근처 회사의 아저씨.아줌마, 혹은 근처 멘탈센터의 정신병자들인데 그 중 멋진 아저씨 단골 손님이 있어서 요새 상사병에 걸려 있다. 목소리가 너무 낮아서 말을 잘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너무 슬픈데 친구가 jeff goldblum in a tone you don't understand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지 몰라서 검색해보니 진짜 닮았다 ㅋㅋㅋ 아 진짜 멋있음 ㅠㅠㅠㅠ

Jeff Goldblum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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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Posted 2010. 11. 17. 16:21

오늘은 추워서 담배 하나도 안피우고 쏠랑 집으로 들어왔는데, 자기 전에 그래도 하나 피우자 해서 완전 무장하고 내려갔다. 추운 데서 세린져님의 댓글을 생각하면서 뭐야, 나 그렇게 우울한 앤가, 싶었는데 진짜 여기 글 보면 좀 우울한 애인 것 같긴 하다. 그래도 평소엔 멀쩡하게 잘 웃고 다니고, 실은 너무 많이 웃어서 문제기도 한데 어쩌면 여기다가 배설용으로 우울한 감정은 다 쏟아내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하루에 0~5명 오시는 분들께 죄송할 뿐. 주차장에서 너무 차만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 하면서 나무를 보러 다섯발자국을 내딛었는데 가로등 밑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두워서 눈발이 아예 보이지 않는 속에서 가로등 불빛이 있는 곳에서만 옅은 눈발이 흩날리는게 너무 예쁘다 생각하고 있는데 정신 차려보니 또 실실거리고 있는거. 정신병있는거 맞는 거.



요새 노래 소스가 너무 없어서 아이튠즈에 있는 라디오 듣는데 쓸만한 노래가 꽤 많다. 이 노래도 득템. 난 허스키한 여자 목소리 좋아하는 듯. 뮤직비디오가 뭐 거의 노래만큼 좋다. 보컬 드레스도 좋고, 검은 기타와 탬버린의 등장도 좋고, 보컬이 노래하면서 드레스 움켜쥐는 것도 왕 섹시하다.

오늘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는데, 주말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데로 놀러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인가 그제인가 엄마랑 통화하고 나서 급 엄마가 해주는 밥이 먹고싶어져서 향수병 걸렸다. 6개월만에. 드디어 집에 가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나아지려나. 흥.

한국시간으로 내일 수능이란다. 막내동생도 수능. 아. 짜식 벌써 커서 수능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림. ㅠㅠㅠㅠㅠㅠ 초딩때 중학교 가서 담배피면 키 안큰다고, 내 친구들 키 작은 애 다 어렸을때부터 담배 핀 애들이라고 설득을 하던 날이 어제같은데. 나도 그렇게 늙었나 싶기도 하고. 동생 번호도 몰라서 둘째한테 번호 물어서 문자 보냈더니 '감사합니다' 이딴식으로 답문 온다. 서로 형식적인 문자 작렬이라고 장난쳤더니 아 큰누나임? ㅇㅈㄹ 무뚝뚝한 동생이 보고싶다고 얼른 한국 오라니까 덥썩 손 잡으며 응응 지금 당장 갈게! 이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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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0. 11. 16. 15:16
*
아는 오빠가 내게 나의 캐릭터는 3가지 단어로 응축된다고 했다. 욱하고 뚱하고 쿨하다. 처음엔 뭐야, 하면서 웃고 넘겼는데 그냥 넘어가질 않는 걸 보면 맞긴 맞는 것 같다. 오늘 예전에 잠시 썸씽이 있었던 분께 물어볼게 있어서 전화를 해서 묻곤 끊으려는데 그 분이 오랜만에 전화해서 안부묻는게 힘드냐며 화를 버러러ㅓ거러거ㅓ러럭 내시는 거다. 그 용건이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사소한 거였는데, 무슨 형식적인 안부까지 물어야 하나. 당황해서 하하;;;;; 거리고 있는 와중 대단히 무례하게 전화를 끊어버리신 이후에 갑자기 화가 막 나는거다. 아 열받아. 그래서 온 동네방네 메신저로 다 얘기하고, 개념없다고 욕도 좀 들어먹고, 그 사람 욕도 같이 하고나선 가라앉았다. 흥 이러고 보니 저 말이 또 생각나는 거다. 욱뚱쿨.

**
태국이야기는 웬만하면 읽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연히 카오산 로드 근처의 대학가 식당에 대한 글을 친구의 페북에서 발견하곤 또 울컥했다. 젠장. 잊을만하면 툭.툭.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다가 문득 화가 나버렸다. 3개월이나 지났는데, 사실상 얼굴 못본지는 6개월이나 지났는데 왜 비참하게 아직도 이러고 있는지, 듣는 사람도 지겹고, 나는 나대로 짜증나고, 그렇다고 말을 안할 순 없는거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친구가. 내가 들어줄게. 내게 하소연해. 라고 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실은 눈물이 좀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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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 weekend

Posted 2010. 11. 15. 02:22

#1. 09:00 AM
샤워하다가 머리를 감기 위해 머리를 숙였는데 순간 어지러워서 비틀했다. 이러다 골로가는거 시간문제다. 오렌지 소다 슬러시를 쭉쭉 빨아마시며 드러누워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2. 07:00 AM
술에 취해서도 천장 바뀌면 잠설치는 버릇이 나와서 선잠을 자다가 결국은 첫차 시간을 알아 보고 인사도 없이 친구집을 조용히 나섰다. 보통 새벽엔 버스가 빨리 지나가버려서 기다리며 전전긍긍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오지 않는 것 같아서 반대편 방향의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자마자 나의 버스가 지나간다. 운도 없지 싶었지만 별 수 있나. 일요일 새벽이라 그런가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안온다.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급해져 참을 수가 없어서 드디어 지하철이 도착하는 순간 화장실을 찾아 지하철역을 나서야했다. 그러고보니 이놈의 지하철역에는 화장실이 없다.

다음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 역에서 내려 오렌지쥬스를 찾아 구석구석 편의점을 뒤졌으나 문을 연 데가 없다. 스타벅스에는 오렌지쥬스가 없단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우리 가게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오렌지쥬스가 있는데, 정말 내일 일 나가면 백개 쟁여놔야지 다짐을 몇번이나 하며 겨우 편의점을 찾아 오렌지 슬러시를 샀다.

#3. 03:00 AM
이 동네에 단 하나 있는 한국펍(?)은 이곳 애들에게 피자로 유명한데, 친구들도 모두 술마시다 배고프면 이곳으로 간다고 한다. 가끔 한국애들이랑 와서 소주 마시던 곳이 새벽 2시가 넘으니 피자 먹는 젊은 캐네디언들로 그득그득. 예전에 외국애들은 해장국도 없이 어떻게 해장하나, 햄버거나 피자로 해장하면 그게 되나, 했었는데 호주에 다녀온 후로는 어느새 술 취하면 햄버거를 찾게되는 날 발견했다. 그러다가 이젠 피자까지.  

술 취하면 미친 귀소본능이 발동하여 10분거리에 10불가까이 하는 택시비를 지불하고서라도 집에 오려고 하였으나 돈이 없다. 친구에게 빌리려고 했는데 친구도 돈이 없다. 일단 친구의 집으로 갔는데 친구의 애인이 잠도 안자고 기다리고 있다. 예전 애인이 나 술먹는거 정말 싫어해서 술 마시는 날마다 싸워대서 그 트라우마 때문에 괜히 내가 덜컥 했는데, 이 애인은 그런게 없다. 사실 말이 별로 없어서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도 잘 모르겠다. 친구가 소파 편하고, 이불도 있고, 돈도 아낄겸 좀만 자고 아침에 가라고 애기 어르듯이 달래는 목소릴 들으며 잠들었다.

#4. 12:00 AM
모르는 애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인사한다. 도대체 할로윈 때 얼마나 많은 애들을 만난거지? 게다가 가게에 자주 오는 멋쟁이 중국인 필 찬도 만났다. 내가 볼 땐 아무리 봐도 별론데 친구들은 모두 멋지다고 난리. 당연하게도 백인여자애들 3명이랑 함께 있다. 펍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아는 친구들 발견하곤 인사하고 술마시고 그러니 마치 학교다닐 때 같다. 학교다닐 때 후문 술집에 앉아있으면 꼭 아는 테이블 몇개는 있었는데.

한참 놀다가 애들이 배고프다며 피자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밖에서 기다리는데 어중이떠중이들이 어디서 왔냐며 말을 건다. 항상 이렇게 호의를 보이며 친절하게 말 거는 애들은 좀 덜떨어진 애들이다. 멋진 애들은 노느라 바쁘니까.

#5. 09:00 PM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췄다.
나이트클럽에서 대충 골반흔들며 박자만 맞추는 정도의 춤을 추는 나와는 차원이 다른 춤을 구사한다. 손 끝부터 발 끝까지 자기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만 같았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저절로 춰지는 것 같기도 했다. 키도 크고 날씬하고 예쁜 애가 춤까지 잘 추니 반하겠다. 예쁘다. 참. 셋이서 정말 정신없이 놀았다.

그러다 앉아서는 또 운다. 자기 자신이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예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춤도 잘 추고, 세상에 뭐하나 바랄 것 같지 않은 애가 그러니까 세상 사람들 다 똑같구나 새삼 느꼈다. 같이 앉아서 위로해주고 나도 그렇다고 하고 어쩌고 하다 보니 나도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애들이 항상 취하기만 하면 나한테 deep connected라고 하는데, 이 말이 나는 참 좋다.

이렇게 놀았는데 아직도 9시밖에 안됐다니. 풀린 눈으로 아직도 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며 신나서 술을 사러 갔다. 펍에 가기 전 펍에서 마실 술을 물통에 담아가겠단다. 예전에 밴쿠버에 친구 놀러왔을 때 저그 시켜서 거기에 팩소주 부어 마시며 신나했었는데 그 때 생각 난다. 이 친구들은 정말 자주 한국에 있는 친구들 생각나게 한다.

#6. 07:00 PM
드디어 counter protest 시작이다. 피켓 들고 온 사람들도 많고, 트렌스젠더인지 그냥 여장한건지 모르겠는 예쁜 남자들도 있었고, 피너스 쿠키를 먹지 않겠다는 레즈비언 커플도 있었고, 아이들도 많았다. 이 동네가 내륙이라 그런지 좀 보수적이라고 하던데, 처음 도착하자마자 봤던 시위가 교회에서 주동하던 낙태반대시위였으니, 뭐. 그런데 친구들 덕에 이런 것도 구경해보고, 쿠키 나눠주면서 낯선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완전히 오픈마인드 분위기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쿠키에 경계심을 보이는 사람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Spread Love, No hates. 뭐 이런거였는데, 같이 일하는 게이 친구의 초대로 쿠키까지 구워갔으나 친구는 보지도 못했다. 이 친구는 얘기하는거 들어보면 애인도 참 많고, 인기도 많던데.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이 굉장히 강한 친구 같다. 뭔가 기초공사가 탄탄히 잘 되었다고 해야 하나.

여튼 날씨도 춥지 않았고, 우리의 피너스 쿠키도 금방 다 동나서 신났다. vegan인 애들도 많고, 넛 못먹는 애들도 참 많더라.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술 마시느라 다 까먹었다.

#7. 03:00 PM
어제 마신 술이 채 깨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counter protest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를 미리 하자며 친구가 집에 좀 일찍 오래서 갔는데, 피켓이나 만들려나 했더니 쿠키를 굽고 있다. 태어나서 빵 만들어본적도 한 번도 없는데 왠 쿠키. penut shape cookie 만들자고 해서 땅콩모양이 뭐 특별한가 하면서 응, 그래. 했다가 나중에 다시 땅콩모양으로 만들면 되는거야? 이랬더니 친구가 빵 터지면서 피너스쉐이프쿠키란다. ㅋㅋㅋ 어쩐지 아까 피너스라고 했는데 내가 너무 쿨하게 반응해서 혼자 놀랬다고. ㅋㅋㅋ 가끔 내가 하는 말이 농담이 아니라서 더 웃긴게 많다고 한다. 영어도 못해서 답답할텐데 왜 맨날 놀아줄까, 참 고맙다 생각했는데 나름의 매력이 있나보군.

쿠키도 만들고, 케익도 만들고, 맥주사와서 맥주도 좀 마셔주고, 고양이랑도 좀 놀아주고, 음악도 듣고, 친구 사진도 보고,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집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작품집에 멋진 작품들 많았는데, 오랜만에 마음먹고 가져간 카메라 배터리가 없어서 다음에 찍어와야겠다. 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 라고 벌써 멋진 작품들은 누군가 다 만들어두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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