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아이러니_아메리칸 히스토리 X
Posted 2009. 12. 18. 13:26상세보기 |
외국에서의 받아봤던 인종차별이란,
성적으로 노리개감의 목표물이 된다는 것 정도- 아무래도 한국이나 일본 여성들의 이미지가 외국에선 좀 낮고, 호기심이 생긴단 걸 알기도 하고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위험하지도 않았고 대놓고 섹스하자고 달겨들기보단 좀 더 신사다웠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영화[아메리칸 히스토리 X]의 인종차별에 비하면 귀여운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시아계 남자들의 경우 좀 더 심한 경우도 있었지만 영화에서의 폭력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에드워드노튼 같은 사람이 이야기하면 말도안되는 인종차별이론이라도 진짜 설득력있다.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흑인들, 아시아인들이 굴러들어와서 백인들의 터전을 빼앗고, 일자리를 빼앗는다. 빌어먹을 평등정책때문에, 능력있어서가 아니라 흑인이기 때문에 원래 백인들의 것이었던 일자리를 얻고 더 나은 권리를 획득한다. 백인들이 낸 세금은 이주민들을 구제하는데 사용된다.
아, 사실 반박할 수가 없었다. 바꿔 말하자면 나 또한 백인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빈곤층이나 외국인노동자, 농민들을 위한 정책때문에 손해를 봤으면 봤지, 덕을 보는 입장은 아니다. 따라서 스킨헤드들의 이론과 분노에 쉽사리 휩쓸릴 뻔 했다. 사실 물밀듯 이주해오는 흑인이나 아시아인을 위한답시고 인권이나, 사랑,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이런 사상이 무슨 상관이야, 일단 내가 손해를 보는데!
그러나 영화 중반부부터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다. 당당하게, 거리낌없이 흑인들을 살해하고 감옥으로 들어간 에드워드노튼은 소수의 입장에 선다. 감옥에선 백인보다 흑인이 훨씬 월등하다. 그 곳에서 말 한마디 섞고싶지 않았던 함께 일하는 흑인과 소통하게 되고, 그가 고작 TV를 훔친 죄로 6년형을 구형받았단 얘기를 듣고, 순진하게 백인우월주의를 외치다가 믿었던 백인집단에게 강간당하며 그 동안 그를 지탱하고 있던 온 세계가 흔들리게된다.
결국 그를 보호해주던 백인집단에서 벗어나 흑인집단의 보복성 린치를 기다리지만 그에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무사히 출소하여 더 막강해진 스킨헤드로부터 벗어나고, 자신을 추앙하던 동생도 그 구렁텅이에서 꺼내온다. 그러나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영화에서도 말해졌던 것 처럼 그들은 분노를 쏟아낼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 대상이 흑인이나 아시아인이 될 수도 있고, 백인이 될 수도 있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기득권층이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아니라면 누구든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분노를 쏟아냈을 때 댓가는 꼭 치루어야 한다. 물론 치루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서 문제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하며 살자, 그 분노의 창 끝이 나를 향했을 때를 두려워하며-
* 꽃남이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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